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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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열리지 않은 여명
초승달 잔뜩 웅크린 채 미소 짓고
별들은 시린 새벽을 합창한다.
눈이 쌓여 지워진 산행길
한 걸음 한 걸음
자각(自覺)의 발자국을 내며
정상을 향해 내디딘다.
가쁜 숨 몰아쉴 때마다
땀과 섞여 쏟아내는
응축된 욕망과 이기(利己)들
밀려오는 찬바람에
비워 내고 또 비워 낸다
여명의 그림자 하나둘 일어서서
열렬한 응원을 보낼 때
부양할 것처럼 가벼워진 몸
하얀 도화지 위에 파랗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