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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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밥처럼 산다
늘 먹고 사는 밥처럼 산다
때가 되면 마주하듯
그냥 일상으로 대하는 밥처럼 산다
생각 없이 밥숟갈 뜨듯이
매일 쳐다봐도 귀한 줄 모르고
당연히 옆에 있는
그냥 만만한 밥처럼 산다
배부른 점심 오후 소파에 앉아
낮잠에 빠져 고개를 젖히고
입을 바보처럼 벌려도 부끄럽지 않은
그냥 편안한 밥처럼 산다
그러다가 가끔씩
배고파 허기질 때
눈앞에 급히 차려 나오는 밥처럼
없어서는 안 될 요긴한 밥처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