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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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활짝 펴 있는 양어깨에
벗어준 옷가지 척척 받아 걸고
그저 좋아라
임 앞에서 궁둥이 흔들며 춤추었지
양팔 늘어지도록 많은 옷가지
곱게 곱게 잘 펴 말려온 손놀림
긴 작수발 곧추세워 가며
바람에 떨어질까 꼭 잡고 있었지
우리 식구 오면 순순히 내어 주고
말없이 칭찬받던 그 옛날이 그리워
이제는 저 안방의 옷걸이도 나 같을까
기약 없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
바람 부는 날이면 더욱 쓸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