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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법을 논하지 않는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문영하

책 제목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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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꿀은 누대의 내력을 이어가는
마법의 영약이다

‘오직 제 일에 충실한’DNA에 새겨진 불문의 법 
꿀벌 한 마리는
계보를 지키는 하나의 원소일 뿐

설을 맞는 것처럼
집 한 덩이가 온 통으로 들썩인다

날벌레의 집은
세밀하게 구성된 단단한 입법체
法의 낱자들이 분주히 잉잉거린다

고래 심줄 같은 질긴 힘으로
유전자를 지키는
저 법엔 이유가 없다

파르르 떨리는 가는 날갯짓 
눈물은 허공에 말리는 것일까

당신의 작은 어깨가 시간을 밀고 온다

몸바쳐꿀을따고새끼키우다 
알맹이 다 빠져나간 빈 껍데기

그냥 오로지 살아낸

흰 옷자락이
찔레꽃 피는 황톳길을 훠이훠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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