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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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철
푸른 생명 활활 불태우더니
지는 잎 소리는 어둠에 묻히고
불면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가슴에 남아 있는 그리움 하나
덩그러니 남아 오던 길 뒤돌아본다
그토록 아름다운 사랑도
가지마다 아픔으로 걸려 있지만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주는 이 없이
세월에 묻혀 더 깊어진 시름
지난 삶은 흙 속에 묻어두고
모든 것 다 내려놓은 자리에
산바람만 가지 끝에서 목놓아 운다
외로운 상처로 남아 있는 육신은
정들었던 산허리에 기대어
이제 조용히 열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