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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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시기 얼마 전
입맛 없다며 아버지는
송사리나 잡아 졸여 먹어야겠다고
야윈 발걸음을 떼신다
체에 대나무 자루 묶어
고욤만한된장몇알넣고
둠벙에 가만히 담근다
송사리 떼는 체 속으로
모였다 흩어지고
아버지의 숨은 멈췄다 내쉬기를
반복한다
송사리도 약아졌다고
세상이 되는 일 없다고
집에 돌아와 투정하신다
요놈이 옆에서 부산피워 더 그랬다고
혼이 났다
어머니는 어린 것이 뭘 아느냐고
역정을 내신다
송사리 떼는 된장 없이도
모였다 흩어지고
아버지의 숨도 송사리 떼처럼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