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31
0
당신 떠난 후
유난히도
하루 걸러 비가 왔소
당신과 자주 가던
도암산장 나무기둥에도
곰팡이가 피었소
햇빛 있는 오늘
밖에서 바람이나 쐬어야지
장롱 문을 열었소
구석에 처박힌 쇼핑백에
곱게 차려입고, 멋 부리던 한복
꾸겨져 있었소
옷 정리한다던 딸과 며느리
애비 마음 그렇게도 몰라주나
고운 한복 고이 접어 넣으면서
쓰다듬고 안아보고
피멍 되어 흐르는 눈물
당신 한복 적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