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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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보니
반갑지 않는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긴 빚을 받으러 왔다
젊은 날 너무나 험하게 부려먹어서
언젠가 한 번은 대가를 지불해야 될 일이었다
그렇지만 하늘을 원망하진 않았다
당황하지도 않았다
슬피 울지도 않았다
아직 땅을 딛을 곳과 숨 쉴 곳이 있었다
그동안 적잖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
사랑과 미움도 있었다
행복과 불행은 별것 아니었다
오룡산은 영산강을 바라보며 눈물짓는다
이 땅 위에 다시 태어난다면
빚 진자가 되선 아니 된다고
육신에 빚 진자 되선 아니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