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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임경원

책 제목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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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잖은 음악을 들으며
종일 헉헉대는 말라빠진 말티즈 강아지와 
한밤중 시간도 잊은 채 축축이 젖은
창밖을 열어젖히고
빗소리에 눅진 마음을 가라앉힌다

한여름 때아닌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빗물을 종이에 덮고 마음도 같이 덮고 
빗물을 털어내며 쪼개어진 글을 남긴다 
글은 제멋대로 중얼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는 드세어서
외출하기도 힘든 하루
글은 나를 외면하고
집구석만 파고 앉아 음악에 절여져 간다

텅빈 집에 혼자 앉아 시간을 흘리며 
텅빈 하루를 보내며
사람의 자취가 그립다
혼자가 되어 혼자 떠들 수도 없고 
전화 한 통 없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 날
누군가가 먼저 찾아주길 바라는 날 
내가 먼저 전화하기엔 왠지 외로운 날 
하지만 누구의 목소리도 없는 날

더욱 음악에 절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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