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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무신늘보

한국문인협회 로고 서석순

책 제목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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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무수히 흘러 갔건만 
언제부터인가 흰고무신
가지런히 마루 끝에 걸쳐 있네

분명히 어머니의 신발인데 
떠나신 지가 십 년이 되었는데 
참 무심한 세월이었네

나도 이제 갈날이 다가오는데 
어머니의 삶이 어제처럼
머리속을 뒹군다

항상 새벽 별을 보며 
아침을 지으시고
다 쓰러져간 부엌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가족들 위하여 애쓰시던 
어머니의 바다 같은 사랑 

생각은 눈물 되어 흐르고
그리움은 빗물 되어 흐른다
열 손가락 울뚝불뚝 바위암 솟아 보기 흉해도 
자식 위해 살을 도렸네

늦어버린 깨달음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후회해도 다 부질없다
계실 때 좀더 마음을 써 살펴 드려야 한다 

가만히 불러본다
어머니
어머니
고마우신 우리 어머니 
용서를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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