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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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든 수직으로 서야
덜 맞는다는 걸
머리가 깨지기 직전에
깨닫는 아둔한 못
다시 뽑히지 않을 만큼만
뿌리박고서
박힌 채로
제 뿌리를 생각하면
그래도 부모는 철광석
수천만 번의 담금질로 태어났으리
세상을 향해 박았던
못난 원망의 못
내 혓바닥으로 박은 못된 못들은
그대 가슴에서 이물질로 뼈를 찌르고
그대가 박은 수많은 못들도
어느 가슴속에서 피 흘리며 삭고 있으리
죄인들의 아우성으로
마침내 십자가에 박아졌던 쇠못
종교가 없어도 영원히 아픈 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