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40
1
화무는 십일홍에 씨 하나 남기지만
비 내린 하늘 다리 화려하게 수놓던
무지개 한순간 사라지면
허상마저 없구나
어둔 밤 차갑도록 휘감던 아침 안개
은빛을 반짝이던 쌀쌀한 새벽 이슬
해 뜨면 삽시간 사라진 후
흔적 하나 없다네
광활한 대양들을 한없이 출렁이고
고요한 호수마다 파문을 일으키던
파도들 바람만 사라지면
군소리도 없구나
한순간 세월 앞에 하나님 무시하고
저 홀로 촐랑대며 세상을 맴돈다면
그 인생 허무한 무지게요
무로 같은 풍파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