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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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 자라는 유년의 고향
해마다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며
정각의 평나무 정자 밑에 모여
마을 어르신들이 지내던 당산제
선하고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
골라서일년동안마을안과밖
무사안녕을 위하여 제주를 정해
정성 모아 합동으로 지내던 날
둥글 커다란 나무 밑에 솥을 걸고
시루떡이며 나물 마른생선을 준비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제를 지내고
꽹꽈리 징 마을 우물을 돌던 시절
밤새워 마을제를 마친 아버지는
집에 오신 때 흰쌀에 검은콩
송송 박힌 떡을 가족에게 나누어 주시면서
건강하라며 웃으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