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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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슬픈 거라며
한없이 서러운 거라며
붉은 빛 저녁 노을에
서쪽 하늘 날아가는 물새의 젖은 날개가 울고
혼자 가라고
강건너혼자가라고
서천내 외나무다리에 내 몸을 맡기고
선도산 미륵불이 등을 밝힌다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살다보면 남은 것이
고통뿐일까
충효로 어스럼 속에 덜컹대는
힘에 지친 자동차 소리
그래도 하늘에 별도 뜨고 달도 뜨고
늦은 밤 풀잎엔 남몰래 맑은 이슬 맺히겠지
불빛 새는 창가를 기웃거리며
세월 가는 소리따라 바람소리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