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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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른 저녁
살갗에 닿는 찬바람이
소스라치듯 쓸쓸하게 말아 올라온다
품은 생각은 보드랍지 못하고
세상이 흔들릴 황소바람이 지나가 버려도
알아차림은 산들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혹여 노대바람* 이 거세게 불어닥쳐도
그냥 지나쳐 버리는 바람의 세기일 뿐
나름의 끊임없는 생각의 상처일 듯
오늘도 뉴스를 보고 들으며
어떻게 스며들지 머리를 설레설레
뒷걸음치며 지치고 지치다
그녀와 바람 속으로
기어들어 가고 있으며
문득 검은 눈동자가
빠져나가는 슬픔에 젖는다
* 나무가 뽑히고 건물에 피해가 생기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