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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통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병수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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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물려온 도구통을
한눈에 들어오는 뜰에 앉혀 놓고
드나들며 쓰다듬으니
임 뵈듯 옛 생각이 절로 나게 한다

어릴 적 정월대보름이면
이웃집의 오곡밥을 복조리에 담아 와
도구통에 앉아 먹던 못 잊을 기억들은
못난이의 아집 되어 공이처럼 내찧는다

너의 존재는
어쩌면 나의 한살이인지도 몰라
천형(天刑)이 아니고 천혜(天惠)였다고
온 몸으로 분쇄되는 아픔도 다반사로 여겨 
묵묵히 정주한 채 제구실하라 일러줌이런가

손때가 묻어 멈춰버린
세월의 어디쯤에서
소박한 유산으로 대물려 줄 때가 또 오겠지만 
추억은 점점 더 젊어오니
아직도 샘솟는 그 시절에 매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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