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29
0
기억을 떼어내는 아버지 느린 걸음
촘촘한 시간조차 느슨하고 아득해져
헐렁한 반지 사이로
찬바람새어나가
그 여름 창백하게 구름도 내려앉아
묵상의 같은 날을 지피고만 있었다
말없이 구겨진 밤이
꽃길을 재촉한다
하얀 꽃 피는 시간 고요하게 깔리고
내 안의 모든 것이 허망하게 주저앉아
찢기듯 삼킨 울음을
한 소절씩 지워 간다
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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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떼어내는 아버지 느린 걸음
촘촘한 시간조차 느슨하고 아득해져
헐렁한 반지 사이로
찬바람새어나가
그 여름 창백하게 구름도 내려앉아
묵상의 같은 날을 지피고만 있었다
말없이 구겨진 밤이
꽃길을 재촉한다
하얀 꽃 피는 시간 고요하게 깔리고
내 안의 모든 것이 허망하게 주저앉아
찢기듯 삼킨 울음을
한 소절씩 지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