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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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대가리란 말 맞다
허둥거리다가 유리창에 이마를 박았다
학교 방음 유리벽을 통과하려는 새들
두어 번 시도에 정신이 몽롱해져 추락한다
무늬가 그려진 곳은 피하고도
맨 유리벽에 추락사한 동료를 보면서도
여지없이 주둥이를 박는다
유리벽을 창공이라 읽는 인지
수억 년의 습득이 일순간
사람들의 편의로 혼란에 빠진다
창공에도 벽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새로운 인지만이 저들의 살길이다
창공에 벽 짓는 사람들의 잘못인가
투명한 벽 인지 못한 저들의 잘못인가
예고 없는 사람들의 편의에
영력 못 뚫고 죽어 가는 창공의 주인들
무너진 환경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죽음에 맞닥뜨린 저들
새들의 죽음에 관심 없는 사람들
결국, 제 목 조여옴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