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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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잎 베는 아픔으로 다시 살고
사람은 목 베이는 아픔으로 다시 살고
쭉쭉 뻗어나가는 도중에
일과 애무하며 종주먹을 들이댈 때도 있었지
어느 자세 하나 쓸모없는 게 있었나
서툴지만 당당했지
봄은 아직 멀었는지, 어느 해 말들이 도착했고
무거운 냉기로 잔기침을 연방 쿨럭여서
눈물을 왈칵왈칵 쏟을 때도 있었지
기억을 되짚은 바짝 마른 외로움
일상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기면
세상은 유리 조각처럼 날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