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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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여전히 비가 올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
해야 할 일은 많고
가야 할 곳도 많은데
날씨가 자꾸 딴죽을 건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비를 핑계로 할 일을 미루고 싶은
야릇한 마음이 고질병이 되어
깊숙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라고 하면 하기 싫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은
내 고약한 심술은
늘 핑계를 아쉬워한다.
날씨가 걸어오는 딴죽이
오늘따라 은근히 고마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