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31
0
고산 윤선도「오우가」를벗삼아
떠나는 땅끝마을
유람선 뱃머리에 다가오는 보길도
윤슬을 바라보는 갈매기도
금빛날개 펄럭이며 춤추는 다도해
보길도 사람들이 반겨주는 두 손이
바닷소리처럼 낭랑하고 힘차다
고산*의 유배지가 별천지였구나
몽돌해변 보름달은 바닷물을 얼싸안고
쏟아질 듯 반짝이는 큰 별 작은 별들
나도 몽돌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흐르는 바람 안고 우주를 거닌다
섬 마을은 바다가 전답이라
양식장 가득 펼쳐 놓은 어망들
멀리서 바라보면 바다는 꽃밭이라
파도 무늬 아로새긴 생선들 바라보며
「어부사시사」읊조리며 세연정을 찾아드니
옛님 숨소리가 내 발길을 안내한다
부용동 바람소리 오대양의 숨소리
산빛 물빛 하늘빛이 신선하고 밝으니
남녀노소 상부상조 웃음으로 맺는 정
옛 님이 기른 꿈이 지상낙원 이루었네
*고산 윤선도: 조선시대 문인, 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