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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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는 할 일 있다며 신바람이다
온종일 바깥 세상을 돌다가 오면
누울 곳 있어 행복하다며 활짝 웃는다
내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땀내나고 빛 바랜 작업복이 멋지다며
웃음으로 반겨준다
갈 길을 찾아 멀리 날아간 자식들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며 뿌듯해 하고
하늘 아래 없는 꽃을 본 듯
손녀들을 보면 숨이 넘어가는데
난 아프기만 하다
고였던 눈물이 더는 견뎌내지 못 하고
웃음으로 터져 나오는 그 속을
나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