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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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잔뜩 고인 침에서 거품이 일어나
혀를 감아친다
갈라진 입술 사이로 들어선 휘파람에
풍선처럼 불러 오른 양 볼
툭 건드리자마자 튀어나오는 말
방향 없이 수다질이다
며칠 전부터 달려온 헛바람이 꽉 찼나 보다
삼키기보다는 뱉어내는 침에 불어나고
들이키기보다는 내쉬는 숨에 부풀어
또르르 구르다가 터지는 말을 탄다
말이 말을 채고
말꼬리가 말꼬리를 물고
말갈기가 말갈기를 세워
잇고 당기고 날뛰다가
말고삐에 잡혀 목덜미가 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