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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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숲에서 날개 죽지를 접었을까, 지난 밤 작은 새
이른 새벽 뜰 앞 나뭇가지에서 지저귄다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창밖에
노랑지빠귀 작은 혓바닥이 어둠을 조금씩 걷어낸다
꿈을 좇다가 깨어버린 꿈
잠 모서리에 새들의 노래가 악보를 끼워둔다.
(가만히 아침을 열어요)
한 생애는 갈매기 날갯짓을 따라 갔었지
조나단의 갈매기, 높이 나는 꿈은
반 생애는 낮게 나는 날갯짓을 따라 갔었네
아이는 유카리스 숲으로 가고,
이내 햇살이 일곱 가지 빛깔을 유리창에 굴절시키고 있다
참새, 곤줄박이, 적박구리, 황조롱이, 지빠귀, 딱따구리,
다리 긴 재두루미
새들의 날개가 빛을 따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