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가을호1 2024년 9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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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모자이크 유적의 문턱
안과 밖의 경계에서 생각한다
표지석도 철망도 없는
이곳은 시간의 능선
내 유랑의 칠부능선쯤이지 싶다
마법에 걸린 행성의 시간은
늘자고깨도오늘,
기억 속의 어제는 착각일까
지워진 시간일까
고속열차를 놓쳤다면 내일에나 닿았을
레기스탄광장 그늘에 들어서
숨을 고르며
카파를 쓴 소년들이 꾸란을 염송하며
거닐었을 회랑을 떠올린다
내일 당도해야 할 내가 오늘 먼저 와
어제의 푸른 그림자에 취해 있다니
사람아, 내일을 본 적 있던가
있지만 본 적 없는 내일이란
꿈꾸는 신기루
마법사의 손에 핀 장미다
* 호모 하빌리스: 능력 있는 인간.
* 레기스탄광장: 모래광장이란 뜻의 사마르칸트 유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