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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가 흐르는 강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현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9월 6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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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붉은 울음은 어디서 태어나나

두물머리 강가
뜨거운 숨결사이 흘러나오는 몸의 기억들이
빛의 결가부좌 너머 아득한 수궁水宮에 이르면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빛나던 영혼

아득히 퍼지는 물그림자를 따라 가만히 입술을 달싹이면 
꿈의 자장을 밀고
강과 하늘의 경계가 지워지고
불현듯 무색해지는 시간의 궤적
고요의 소용돌이를 따라 슬픔의 지느러미가 돋아나요

저문 꽃잠 속에서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던 
통증으로 각인된 다정한 속삭임처럼
또 하나의 행성이 자라기 시작해요

내안에 갇혀있던 오래된 등고선을 따라 
물살을 꽉 움켜쥔 손아귀를 풀면
저만치
찰랑, 수면을 깨뜨리는 흰나비 한 마리 
소실점 밖으로 사라지는 한 점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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