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9월 667호
43
0
강의 아쉬운 울음 소리가
나뭇 가지를 흔드는
겨울의 한복판에서
금빛 햇살은
서서히 산등성 사이로 숨어버리며
매일의 남루를 벗는다.
불끈거리는
열정의 더미가
물결의 번쩍임으로
물들어 가고
조각 조각 빛나는
자아의 성찰로
시간의 빗살을 접으려 할 때
삶에서 이리 빛나던 시간이 있었던가
끈적거리는 세월처럼
우리의 이 시간은
천년일까
하루일까
짧디짧은 인생길이
목숨 같은 긴 인연이었어라.
삶에서 이리 명철한 돌아봄의 시간이 있었던가.
낙조를 바라보며
긴 그림자 두르고
가슴뛰는
선홍빛 입맞춤으로 불붙어
강으로 뛰어드는
순수한
사랑 하나
아름다운 시작을 향해 가는
낙조 닮은 사람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