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9월 6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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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처럼 여인의 붉은 입술을 닮은
시큼함과 달큼함이 느껴지는 보리수
한 개를 똑 따서 입안에 넣고 오물거려 보니
잊었던 추억이 감자처럼 주르륵 딸려 나온다
햇살과 조우하고 푸른 나무들의
속살거림을 만날 때 그리워지는 것
초록의 이파리 사이에서 여인의 향기로
군침을 삼키게 하고 손을 내밀게 하는 보리수
뜨거운 태양 아래 붉게 물든 새색시 얼굴을 한
샐쭉 토라지는 여인의 뒤태에 줄행랑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