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9월 6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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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심을 밟고 거슬러 오른 시간
좌구산 천문대 하늘 별무리에 들었다
흰 꽃잎 화르르 피어 편편히 입적해도
슬픔만으로 지는것이 아닌
미선나무에도 사리가 있듯이
심지에 꽃술 당겨 짓무른 단내
지금은 흔들릴수록 더욱 아름다운
그리움의 덤불 눕히며
차창밖, 잠시 지나갈 소나기는
부단한 흔적을 해갈지게 눈물로 태운다
우리,
머문 시선 내밀한 그때 바람 머물어
밤의 나루터에 저녁 어둠이
무너진 계단처럼 다시 무너져 내리면
가슴 깊이 접어두었던 기다림
밤하늘 별자리처럼 도열하여
달속으로 건너가는 저 소리들
다시 오는 날은
다시 오는 날은 내게도
머리숙여 정갈한 숲으로 닦아내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비로소
윤기나는 잎새로 무수히 빛나는
아픈살의 城을 눈여겨 바라보게 할
기막힌 영혼 만개하여 오래 행복하게 할
그대여, 나의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