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1월 693호
5
0
가을볕 고샅길에 옛담 따라 누워 있고
이끼 품은 호박돌은 서로 등을 괴어 주고
담쟁이 붉은 손바닥 빈틈마다 짚어 간다
몇 겹의 비바람을 말없이 받아냈나
묵은 세월 건너와 알알이 맺힌 산수유
낮은 담 굽이 너머로 마을길이 붉어 간다
어느새 이내 마음 저 돌담 닮아 있고
모난 곳 감싸안은 품새마저 배어들어
저물녘 긴 그림자로 당신 곁에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