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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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부터 떠날 준비를 하는 너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봄부터 수의를 짓는구나
이슬에 햇살 입혀 옷감을 짜고
보슬비로 촉촉히 물감 들여서
하늘의 구름 따서 마름질하여
바람결에 촘촘히 바느질하고
매몰찬 폭풍에 구겨진 주름
뙤약볕에 나긋나긋 다림질해서
치맛자락 가득히 봄 새겨 넣고
너만의 멋을 살려 품위를 갖춰 입고
꿈 심을 묘지 찾아 나풀나풀 가는구나
이내 몸 너를 배워
욕심도 없어 보채지 않고
폭풍 몰아쳐도 격분하지 않고
뜨거워도, 추워도 넋두리 뱉지 않고
주시는 대로 그저 감사히 먹다가
화사한 절정을 거닐며
우수수 손뼉 칠 때 사뿐 가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