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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수국꽃이 또 피었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조혜자(선연)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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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향기 가득 찬 고요한 숲길
쏟아지는 볕늬 사이 다람쥐 날고
황금잉어 떼 노니는 연못에는
자라 가족이 바위 타고 놀았지

 

수국꽃 무리에 나지막이
하고픈 말 켜켜이 심어주다가
하늘에서 뚝 뚝 시가 떨어진다며
나의 등단을 기뻐한 너는 항암치료 중

 

세상 울분 황톳길에 다 내려놓고 
맨발로 걷고 뛰고 다짐도 하며
조각난 웃음 속에 아픔을 파묻고 
밀려드는 파도를 어루만지던 너

 

탐스런 수국꽃 피고 지고 또 핀 자리 
초록빛 목소리로 찾아올까 봐
저녁노을 밟고 서서 기다리는 그림자 
친구야! 여기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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