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10
0
갈증을 품고
담장 밑에
조신하게 앉은
능소화를 보았느냐
뙤약볕에
주저앉아
손 내밀어 하소연하는
담쟁이덩굴을 보았느냐
단단한
흙을 뚫고
들이킨 빗물의 질량이
알곡의 희망으로 웃는 날
좁은 틈새
가뭄 심할수록
벽을 차고
오르는 청춘의 힘을
소나기에 젖은
망촛대는 한나절
민들레 손을 잡아
기다린 꽃은 꿈을 이룬다
가물어
더 가물어서
깊어 가는 갈증만큼
붉은 당도 과속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