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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값지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장용대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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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어느 지인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아주 허름하고 만지면 부서질 듯한 책이었다.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마의태자 제4집’.
문학계 대선배인 춘원 이광수 선생께서 1923년에 펴낸 책이었다. 신라 제56대 경순왕의 왕자로 태어나 천고여정을 꿈꾸던 신라가 망하고 급기야 고려 태조 왕건에게 국권을 빼앗기는 참담함에 처자를 버리고 개골산(지금의 금강산 일대)으로 영영 몸을 감추는 마의태자의 불운과 비련을 적은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이 값지다는 생각에 수십 년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을 본인한테 돌려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어느 날(2014. 10. 20.) 조선일보에 광복회 제2대 김우전 회장과 조선일보 대기자와의 인터뷰 장면이 들어왔다. 내용은 학병 지원을 권유하는 춘원의 육성을 직접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즉시 김우전 회장께 연락을 드려 서울 전쟁기념관 4층을 찾아가 수인사하고 책을 내놓았다. 이 책을 본인에게 돌려 들리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춘원 선생의 셋째딸인 이정화 여사가 매년 학술대회에 참석하니 그때 돌려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2014년 11월 30일경 서울 종로 YWCM 1층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인천에서 올라갔다. KBS 사진기자 팀장과 여성분이 앉아 계셨다. 수인사하고 차를 마시며 여차여차하여 이 책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드렸더니 여성분이 본인 소개를 했다.
그 여성분은 생화학박사이며 춘원 선생의 셋째따님이라고 확인되었다. 이 책을 보시더니 여러 교수님을 커피숍으로 오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쓰신 책이 맞는지 감정을 부탁드렸다. 약 1시간에 걸쳐 면면히 살피더니 춘원 선생의 책이 맞고 진본이라고 하셨다. 이 책을 약 50여 년 동안 잘 보관하고 있었던 덕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신으로는 감히 들어갈 수 없는 학술연구소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2014년 당시 아주대 송현호 박사님이 회장으로 계셨고, 현재는 서울대 방민호 박사가 회장직을 유지하고 계시는 이광수 선생의 학술대회에 현재까지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전국에 내로라하는 기라성 같은 교수님들이 매년 학술대회에서 열변을 토하는 실로 박진감 넘치는 토론회였다.

 

아마도 1892년부터 1950년까지 대한인정교보 주필을 맡으면서 『기파랑』 책을 시작으로 『무정』 등등 수많은 책을 펴내신 대선배님을 만나 시매 오인은 사회생활 판도를 수필작가로 변신하매 자긍심을 받아 현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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