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8월 666호
57
0
내 나고 살던 고향은 꽃피는 동네
연분홍 새 옷 차려입은 진달래가
아지랑이와 춤추며 재밌게 놀 때
장다리 꽃밭엔 노랑나비 춤추고
소꿉동무들은 양지를 찾아 노네
철쭉꽃이 만발하는 내 고향 발산
어깨동무들이 골목을 누비고 놀 때
기차가 연기 뿜어 공중에 수를 놓네
형구야 밥 먹어라, 아들 찾는 소리
그때 어머니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동산의 상수리숲에선 왕매미 울고
연당소에선 개구쟁이들 멱감고 노네
자라바위 칼바위 위에 진지를 쌓다
하루종일 송사리 떼를 쫓아다니던
꿈에서도 잊지 못할 내 고향 발산
발갛게 익어 가는 감나무숲엔
지붕엔 박들이 숨바꼭질하며 놀고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 사는 마을
해님이 서산마루 넘다 방긋 웃으면
어머니가 저녁밥 짓던 때 그리워라
* 형구: 그때 마을에서 필자를 부르던 이름.
* 연당소: 고향마을 앞에 흐르는 강에 만들어진 소(沼) 이름.
* 발산: 필자의 고향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