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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둥글었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승혁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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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면
평평한 지구만 생겨났다
나에게 세상은 달리기다

 

평면에 각자의 직선이 그어진
제각각 정해진 레일을 달리는
직선의 움직임 속도가 좋았다

 

앞으로 앞으로 나가는 그만큼
세상은 바르게 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둥글어지며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났다.

 

2
“할아버지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단다…”
안방에서 울음소리 들린다,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호처럼 
한순간에도 이 끝에서 저 끝으로 갈 수 있었다
언제든 노을을 볼 수 있었다
노을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를 보는, 가파르게 둥근 지구

 

할아버지 할머니 손잡고 돌던 공원
손에 안겨준 민들레 홀씨 후우 불어
하얀 홀씨 하늘로 날렸다
지구는 둥글었다.

 

3
나를 통해 무한히 둥글어지고 계셨다
앞으로 나아감이 둥글어지는 것임을 조금은 알겠다 
문을 열고 들어가 부모님을 꼭 안아드렸다
눈물은 둥글었다.

 

우리 모두 어린이였으며, 어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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