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1
0
책상 앞에 앉아
곡을 쓰는 손자를 본다
오선지 위에 음표들이 하나하나 걸어간다
머리가 하얀 놈은 느리게
머리가 검은 놈은 조금 느리게
꼬리 달린 놈들은 빠르게 아주 빠르게
얼굴에 점 있는 놈들도 사이사이 서 있고
잠시 후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인다
음표들이 하나하나 줄을 선다
오선지 위에 멈췄던 음표들이 서서히 움직인다
뛰는 놈 걷는 놈 기는 놈 가만히 서 있는 놈
음표들의 놀이터
산고의 노력으로 집중하는 너를 보니
불후의 명곡 기대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