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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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철망은 장미의 절망을 키운다
철망에 달라붙어 조여 오는 절망 너머 너를 두고
만날 수 없기에 보낼 수 없다 만질 수 없기에 지울 수 없다
제 가시에 긁히고 찔리며 손을 뻗어 보지만
너는 닿을 듯 멀어지고 보일 듯 흐릿해지고
녹슨 가슴을 열면 꺼내지 못한 먼지 속 나뒹구는 말들
철망을 비집고 새어 나온다 부글부글 망울이 끓어 오른다
철망을 넘어 절망의 뚜껑을 달싹이며 펄펄 끓어 넘치는 말들
만날 수 없는 만질 수 없는 네게 타전하는 말은 겹겹이 짙붉다
절망을 찢으며 피어나는 말에게만 향기는 허락되어야 한다
절망을 절망케 하는 푸진 함성이 이구동성으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