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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雪獸)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연희(강릉)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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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집어삼킨 창밖은
더 이상 부드러운 능선이 아니다

 

하얀 털을 날카롭게 세우고 웅크린
거대한 백호 한 마리

 

대관령 세찬 눈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산은
거친 숨을 고르고 있다
골짜기 깊은 곳에 은빛 발톱을 감춘 채

 

바람이 울컥 창문을 흔들 때마다

 

저 하얀 야수의 잠꼬대일까

 

등을 들썩이며 눈을 털어낼 때마다

 

유리창은 가늘게 떨린다

 

태고의 추위를 버텨내는 저 영험한 기운

 

언제고 하얀 포효를 지르며 
일어설 것 같은

 

선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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