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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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의 서사는 바다다
수평선이 신기루를 산란할 때
날치는 왜 수평선 너머로 날아갔을까
지느러미는 어떻게 날개로 날았을까
아가미와 폐를 넘나들며
망둥어는 어떻게 뻘을 달리기 시작했을까
지느러미는 왜 지평선으로 가고 싶었을까
인류가 미지의 푸른별에 도전하듯
틱타알릭**은 축축한 그림자를 끌고 뻘을 지나 뭍으로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
아가미가 갈증을 견디는 시간들
바다를 박차고 이미 도착해버린 뭍의 문장들은 백악기의 대멸종 시대에도 억년 빙하기에도
땅의 기원으로 진화했다
한 점의 단백질이
피톨이 되고
물고기가 되고
인류가 되었다는 가설
너의 조상은 하나의 점이었음을 잊지 마라
바다는 위대한 인류의 자궁이다
양수는 편하게 헤엄칠 수 있는 따뜻한 바다다
네가 수시로 목이 마른 것은 아가미로 바다를 마셨던
지난 생존의 향수 때문이다
물고기의 갈비뼈가 너의 늑골과 다르지 않는 것도
손발에는 아직도 비늘이 화석처럼 남아 있는 것도
아직 파도 소리가 그리운 것도
바다가 너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데본기: 4억∼3억년 전 지느러미가 다리로 진화하던 지질시대의 하나.
**틱타알릭: 물고기와 육상동물의 중간 단계의 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