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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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흐립니다
멀리 새소리, 공적(空寂)을 메우는데
찰나를 놓쳤던 그 하루가 운무에 설킵니다
마지막 지는 꽃의 온기라도 기억하려면
달려야 했습니다
시속 160, 170, 가파른 마음만큼
시간도 속도를 낼 것만 같아
오른발로 가파르게 무너지는 시간의 압력을 밀어낼 때
새벽 안개는 차창으로 돌진하다 산산이 흩어졌습니다
이삼일 후에 다시 오겠다는 대사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막연한 약속을 지켰더라면
색바랜 마지막 입술이 밀어 올리던
가장 따뜻하고도 무거운 이름을
한번 더 받아 적고
안간힘으로 끓어오르던 가슴을
한 번 더 포옹했을 테지요
놓쳐버린 마지막 옷자락이,
돌아서던 그 새벽의 차가운 차창이,
단 하루라는 가혹한 유예가,
가시 돋쳐 온몸을 찌르는 순간
무수히 빛나던 단어들은 다 사라지고
딱 한마디만 남아
이팝에 섞인 모래처럼 발음되지 않고 머들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