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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존재를 묻는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추정희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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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시체 같은
길 잃은 밤

 

텅 빈 공허에 갇힌 내 귀는
이명의 노예가 되어
나는 태양의 궤도를 행성처럼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고

 

이어 폭죽같이 터지는
통증 뒤에 앉아 있는 건

 

그립고 그리운 숨결

 

어차피 혼자인 걸 서로 알지만
그래도 혹시
“나와 함께 나눌 따뜻한 가슴 없나요?”

 

나는 살고 있는지 죽은 것인지 
무덤 사이를 헤매다 파멸도 보지만 
하루를 버티고

 

또 여러 번 버티다
죽기도 여러 번 한

 

외로움을 뜯어 먹고 사는 나의
중간 어디쯤에서
내 존재를 잃어버렸을까요

 

“이 모두를 소비한 값은
사랑의 그리움일까요?”

 

“내 존재 보이나요?”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나의 누구인가요?”

 

살아가기 좋은 날
가만히 있으면 시체 같아서…

 

그녀가 신음처럼 말한다
“나는 다만 사랑이 그리울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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