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7
0
나에게 창작의 산실은 30평이 안 되는 살림살이하고 있는 아파트가 아니다. 글 쓰겠다고 장만한 17평 남짓한 작업실 또한 아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어린이들과 함께 지냈다. 그것은 마치 꽃밭 속을 날아다니는 꿀벌과 같아서 꿀 같은 소재가 넘쳐났다. 동화를 쓰는 내게는 하늘이 내린 행운이었다. 어린이들은 언제나 나에게 생각거리를 주었고 웃음을 주었다. 가정 문제로 불우한 어린이들과는 함께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그게 글이 되고 책이 되었다. 너무나 인간적인 교사였던 나는 실수도 잦아 그것 또한 글이 되었다. 38년 교직 생활, 낮에는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 글을 쓰는 작업이 버거웠다. 그때까지 138권의 책을 썼으니 에너지가 달랑거렸던 것이다. 명예퇴직을 하였을 때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떠나 어찌 글을 쓰려나 염려하였다. 그때 나는 소리쳤다.
“저에게는 다섯 상자의 일기 공책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소재가 궁핍하여 일기를 들춰본 적은 없다.
넉넉해진 시간 속에서 여행을 자주 다녔다. 주로 배낭을 짊어지고 오지를 찾아다녔는데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와 다른 삶을 만났고 존중받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만났다. 지도자가 나라를 잘못 다스려 핍박당하는 사람들도 만났다. 잘사는 나라에도 다니며 그들의 역사와 예술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취미로 그리던 그림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하였고 그림책도 출판하였다. 영화, 연극, 전시회 각종 콘서트 등을 찾아다녔다.
본 것이 글이 되었고 들은 것이 글이 되었고 만진 것, 냄새 맡은 것, 먹어 본 것, 모두가 글이 되었다. 다른 장르의 문화예술을 감상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글이 되었다.
내 창작 산실은 생물처럼 살아서 움직인다. 내가 있는 곳이 창작 산실이다.
소중애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38년간 충남 도내 초등교사로 근무, 명퇴. 1982년 『아동문학평론』 등단. 천안문인협회 지부회장 역임.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이사장, 눈높이아동문학회장, 충남아동문학회장. 해강아동문학상, 어린이가 뽑은 작가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