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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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수술하고 입원을 했다. 무슨 큰 수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편안하게 발바닥 티눈 제거하러 간다고 대수롭지 않게 병원으로 갔다. 8월 말에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 그냥 보호자가 없으니 입원을 하라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도 티눈으로 무슨 입원을 하느냐고 그냥 집으로 가라고 했단다. 이틀에 한 번씩 드레싱을 하러 병원에 가도 별 차도도 없고 더 아프기만 하더란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더 많아진 고름에 피까지 섞여 나와 병원에 가서 발바닥은 고름이 넘쳐나고, 발등은 더 붓는 것 같으니 같이 봐 달라고 했단다. 발등을 본 의사 선생님은 깜짝 놀라며 재수술을 해야겠다고 하더란다. 고름은 더 깊게 퍼져 있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란다.
9월 초 재수술을 했다. 이번에는 발바닥과 발등을 함께 열어 고름이 찬 부위를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 후 보내온 사진은 발바닥에 큰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 컸다. 간병인과 함께 입원을 했다. 병문안을 다녀오는 날 혼자 사는 친구가 병원밥만으로는 수술 후 영양분을 채울 수 없을 것 같아 오면서 소머리를 하나 사 왔다.
9월이라고 해도 더위는 33도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 더위에 곰탕이라니. 그래도 병원에 누워 있는 친구를 생각하며 뼈와 수육을 삶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솥단지에 불을 지폈다. 곰국은 그래도 불 냄새가 나야 맛있다고 3시간을 삶아서 고기는 건져내고 푹푹 더 삶아 국물을 만들고, 또 삶고 저녁 7시까지 더위와 싸우면서 장작을 대고 밑국물을 만들었다. 다 끓인 국물은 따로따로 스테인리스 대야에 담아 보관했다. 소머리 한 마리 국물은 어마어마했다. 중간 크기의 스테인리스 대야는 4개나 되었다. 혹시나 국물이 쉴 수 있어 문도 열어두고 국물에 뜬 기름 제거를 위해 하룻밤을 밖에 두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국물을 보니 위에 기름도 잡혀 있어 걷어내고 따로 있던 국물을 한곳으로 모았다. 그리고는 수육을 썰기 시작했다. 양이 많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준비가 끝나고 소분하기 시작했다. 고기도 넉넉히 넣어 3인분 소포장을 하는데 40봉지가 넘었다. 친한 언니를 불러 5봉지 보내고, 상할 수 있어 얼른 냉동고에 차곡차곡 넣었다. 저녁이 되어 한 팩을 내어 먹으려고 했더니 큼큼한 냄새가 온 집안을 덮었다. 끓일수록 더 심해지는 냄새. 버렸다. 그리고 얼른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먹지 말라고. 아침에 만든 소분된 곰탕은 하수도로 내보냈다. 남겨진 고기는 그래도 바로 냉동실로 가서인지 괜찮아서 바로 씻어 끓였다. 다행히 고기는 괜찮다. 다시 고기만 소분해서 냉동실로 보냈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 더운 여름에 장작불로 끓여서 준비했지만 때가 아닐 때는 안 하는 게 맞는 모양이다. 한여름 뙤약볕에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했지만, 수고는 온데간데없이 돈 버리고 몸 버리고 정성까지 버리는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