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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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아직 이름을 갖기 전
침묵 속에 소리의 씨앗 하나 있었다
소리는 자라나 말이 되었고
말은 자라 글자가 되었다
문자는 빛이 되어 어둠을 열었다
먹물 한 방울이 대륙을 만들고
한 줄의 문장이 제국을 세웠다
말은 사람의 입을 빌려
세상의 모든 이름을 지었다
어떤 말은 성자가 되어 하늘로 오르고
어떤 말은 못이 되어 가슴에 박혔다
사랑은 새가 되어 가슴에 둥지를 틀고
증오는 늑대가 되어 역사의 들판을 뛰어다닌다
신들마저 경전 속에 모셔 놓고
시간은 강이 되고 영원은 바다가 되었다
그러나 영원은
누구도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이 되어
천상의 서가 깊은 곳에 꽂혀 있다
나는 오늘
생각의 숲에서 말을 거두고
말이 솟는 샘에서 문장을 길어 올린다
그리고
별들이 흘리고 간 언어 몇 알을 주워
아직 쓰이지 않은 하늘 한켠에
별의 언어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