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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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가
늘 바보인 줄 알았습니다
온갖 아픔을 감추며
내색도 않고 일만 하셨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여인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에 부뚜막에 그을리며
자식 굶기지 않으려고 뒤치다꺼리하시느라
스스로 돌아볼 새가 없었습니다
고교 시절 홀로 되신 어머니가
그렇게 고우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늘 무식한 무지렁이인 줄 알았습니다
초등학교도 안 나오고 책도 못 읽는다고
창피해서 친구에게 어머니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늘 젊으신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많은 일을 하시니
언제나 건강하신 줄 알았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그렇게 바르고 지혜로우신 분인 줄 몰랐습니다
한 번도 그릇된 모습을 보지 못했고
작은 벌이로 자식을 지극히 돌보며 살림을 꾸리고
계절에 알맞게 씨앗을 심고 거두며 농사일을 하셨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늘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
그리워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