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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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지나는 일이 두렵다
어떻게 기척을 아는지
그 근방에만 가면
눈먼 산 벚꽃 그루터기
바짓가랑이 붙잡고 묻는다
왜 그랬냐고…
비틀거리는 세상 버티어 선 죄밖에 없는데
환한 세상 기웃거린 죄밖에 없는데
한눈판 자기 잘못 쏙 빼고
길가 구푸려 선 나 때문에 이마 깨졌다는
그 사람의 송사(訟事)
왜 믿었느냐고 묻는다
소명 한마디 들어보지 않고
무엄하다 내려진 참형(斬刑)
스르렁스르렁 밑둥 잘려나간 산 벚꽃
눈먼 그루터기
그 곁을 지날 때마다 묻는다.
바짓가랑이 붙잡고 묻는다.
왜 그랬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