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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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장마가 오기도 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달구질 소리를 닮은
장단이 지붕을 뚫고 내려온 사이
어머니의 재봉틀 돌리는 소리가 끼어들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빗소리에도 잦아들지 않고 돌돌돌 비명을 쏟아낸다
어머니의 고달픔이 실밥에 새겨진다
내가 동화책을 읽는 소리
형이 영어책을 읽는 혀 꼬부라진 발음
아버지가 담배를 피는 소리까지 슬쩍 끼어들었다
그대 슬퍼하지 말아요 새벽이 온다구요
라디오를 듣는 누나의 귓볼에
낯선 슬픔이 자리를 틀고 새로운 추억이 들어선다
양철지붕을 안은 밤은 깊어가는데
울담에 기대고 선 왕벚나무 이파리가 젖고
어린 새끼들은 들려오는 자장가에 이미 잠들었는데
어미 까치는 둥지에서 떨고 있다
바람이 가지를 흔들다 가면 뒤쫓아 온 바람이
이파리를 흔들어 빗방울을 털어낸다
나는 눈썹에 붙은 졸음을 이겨내다가
설문대할망의 오줌발을 생각하면서
양철지붕의 흥겨운 리듬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