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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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시간
골목은 밤새
투명한 침묵으로 얼어 있다
동네 아짐 하나
비닐끈을 손에 감고
천천히 내려선다
빙판 위에서는
누구나 낮아진다
발끝이 먼저 생각하고
몸이 나중에 따른다
잠깐,
숨이 얇아지고
세상이 발밑에서
조용히 뒤집힌다
넘어질 듯한 순간
두 팔이 허공을 스치며
자기 몸을 다시 불러온다
툭,
미끄러진 자리에
조그만 균형이 선다
아짐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한 발을 놓는다
시장 입구에 이르기 전
그의 발자국마다
보이지 않는 금이 간다
오늘 하루는
그의 발끝에서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