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7월 6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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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오후 너머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았지
층층나무의 문장과 문장 사이
무성한 나뭇잎 책갈피를 넘기며 숨을 고르는 사이
휘파람새의 시원한 휘파람 소리
잔가지를 흔들며 들려오지
샘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달개비꽃이 어둑해진 저녁을 밝힐 무렵,
사색이 깊을수록 하늘의 별책은 빛나고
이슬방울을 매단 풀잎의 어깨가
둥글게 휜다는 걸 알았지
어느 날,
낯선 손님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무시무시한 악어를 보고 깜짝 놀란 여자가 새끼손가락만 한 귀여운 도마뱀을 가리키지 않았다면
내 안에도 작은 도서관이 있다는 걸 몰랐겠지
아름드리 책에 새겨진 나이테를 읽으며 생각했어
고사리처럼 늘 오른쪽으로 품어주시던
어머니의 봄 도서관,
뒤늦게 퍼놓은 흰 고봉밥 같은 겨울 도서관,
졸참나무, 호랑가시나무, 때죽나무를 소장한 여름 서가가 있고
가으내 다람쥐의 비밀 서랍 속, 발갛게 익어가는
꿈속 동화책이 있는
푸른 도마뱀이 즐겨 찾는 단골 도서관이 있지